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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실's 또다른 일상

88만원 세대? 청춘담론? 연대? 힐링? 멘토?

 "88만원 세대'


우리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88 세대가 뭐게?"

우리 아빠가 대답했다. "88올림픽 시절에 태어난 세대지."

헐! 사실 그렇다.

이 말의 근원지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고등학교 때 만났던 남자친구는 내가 고3때

"나 대학을 안가려고해." 라고 얘기했더니.

"너 88만원 세대라고 안 들어봤어?! 88만원 가지고 어떻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너 미용실 가는 거 좋아하지? 미용실도 못 가! 그런데 대학을 가면 100만원은 넘게 벌 수 있다니깐?!"

이라고 말해서 나를 빡치게 만들었었다.

그 녀석, 이 단어가 어떻게 나온건지 알고나 얘기한거였을까? 흥!!!

 

네이버에 '88만원 세대' 라고 검색하면 이렇게 나온다.

경제학자 우석훈과 비주류를 자칭하는 기자 출신 블로거 박권일이 함께 쓴 책 《88만 원 세대》에서 시작된 말이다. 88만 원 세대에서 88만 원은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인 119만 원에 20대의 평균 소득 비율 74퍼센트를 곱해서 산출한 금액이다. 결국 88만 원 세대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20대의 평균 임금 소득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20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88만 원 세대의 선배라고 할 수 있는 386세대는 선동열 학점이라는 0점대 학점을 받아도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직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88만 원 세대는 사회생활의 첫발을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1990년대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경쟁력 없는 대학교와 대학생도 88만 원 세대가 등장하는 데 한몫을 했다. 한국의 88만 원 세대는 일본의 ‘버블 세대’나 유럽의 ‘천 유로 세대’, 미국의 ‘빈털터리 세대’와 유사한 의미로 볼 수 있지만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한 한국 사회의 현실을 생각하면 이들이 피부로 느낄 비참함은 훨씬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검색 - 캡쳐)

 

지금까지 위에는 '반말'로 글을 썼고, 지금부터 아래로는 '존댓말'로 글을 씁니다.

그 이유는? 그때 그때 편하기 위해서죵^_^

 

이 책을 읽고나서 리뷰를 하는거냐고요? 그건 아니예요. 그럼 뭐냐구요?

음.... 이 책을 쓴 '박권일'님의 강의를 듣고왔거든요.

고것이 머시냐~~~~ 바로 요고예요!

청년의 소셜 네트워크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블로그를 하고있는) 뽀돌이 오빠를 통해 알게되었고!

닥치는 대로 전부 집어삼켜서 공부해도 모자랄 판이기 때문에^^;;;;

바로 신청해서!!! 공부하러 떠나게 되었어요~

첫 강의! 청춘착취의 계보학! 88만원 세대들의 현실 들여다보기!

저 포스터를 보고 나서 완전 대박 멘붕!! 너무 어려우면 어쩌나 완전 긴장탔었어요ㅠㅠ

그런데 다행히! 제 예상보다는 조금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강의였어요.

 

강의 자료집이 있는데요. 가장 첫 장에 큰 글씨로!

"멘토 보다 입금을, 위로 보다 연대를!" 이라는 글이 퐝퐝 박혀있습니다.

이게 무슨말인고? 그것은 2시간짜리 강의였스므니다. 그것을 제가 어찌 설명하리오!!!

 

박권일 강사님? 선생님? 음, 포스팅 하기 편하게 선생님이라고 표현하도록 할게요.

 

한국의 '청춘 멘토'가 두 부류가 있는데.

'욕쟁이 할머니' 형과 '칭찬 고래' 형이라고 하셨어요.

전자의 경우 모든 멘토링이 '니들이 허약하고 찌질해서 그렇다'는 식의 비난을 퍼붓는 것이며

마지막에는 '이게 다 형이 니들한테 애정이 있어서 그래.' 라고 이야기하며 끝낸다고 하셨어요.

후자의 경우, 스펙 운운하며 청년들의 '능력'을 칭찬하면서

그들에게 가혹한 사회현실을 탓한다고 합니다. '아프니까...' 등의 위로와 감성이 꼭 들어가고!

단상에서 떠들고 있는 멘토는 부르주아지만 우리들은 프레카리아트(불안 노동자)라고 말씀하셨어요.

특히 "자원봉사, 인턴, 청춘, 열정" 같은 단어를 좋아하는 멘토들을 주의하라고 하시네요.

그들은 '청춘착취자' 이기 때문이래요.

 

그래요. 뭔가 말이 굉장히 세죠! 세다는 느낌이 굉장히 강했어요.

맞는 말인 듯 하면서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한 기분을 계속 느꼈어요.

 

청년들이 요즘은 '힐링, 치유' 의 책을 많이 읽고있고, 그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고!!

그것은 결국 아픈 청춘들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아프고 지쳤다면, 그 본질적인 것에 물음을 던지고 도전하고 답을 찾으려 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그런데 왜 우리 청춘들은 그 본질을 찾으려 하지 않고 힐링만 찾아다닐까요?

이걸 뽀돌이 오빠에게 여쭈었더니... "본질을 찾지 못할 만큼 지친거지." 라는 대답을 해주셨어요.

너무 슬프지 않나요? 너무 안타깝지 않나요? 너무 속상하지 않나요?

너무 많이 지쳐서!!! 본질을 찾는 것 조차 지친다니!!!

이게 우리 현실이라니!!! 너무 하잖아요.

그리고 왜 우리 청춘들은 아픈 걸까요? 사회 구조 때문에? 획일화 된 삶의 방향 때문에?

세상에 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기대 때문에?

이 강의를 듣고 나서 저는 자기계발에 지친 청춘들에게 필요한게 힐링이나 치유가 아니라,

진짜 '지친 이유'를 해결하고자 함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물론! 치유도 필요하고, 힐링도 중요하죠! 마음을 위로하고, 위안을 주려면 그래야죠! 당연히!

그렇지만 그것에 중점을 두느냐고 진짜 본질을 무시하게 된다면 그건 잘못 된 거니까요.

 

노동, 착취, 알바, 주휴수당, 근로기준법, 근로계약서 등등!!

우리는 낭만적 청춘담론 뿐 아니라 좀 더 현실적인 부분에 있어서 의심을 가져야겠죠.

 

네이버에서 찾은 '워킹푸어'의 의미.

일하는 빈곤층이라는 뜻으로, 열심히 일을 해도 저축을 하기 빠듯할 정도로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계층을 말한다. 이들은 갑작스런 병이나 실직 등으로 한 순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임시직이나 비정규직 노동자가 늘어나고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자신을 워킹푸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번 강의에서 처음 들어본 말이예요. 그런데 듣자마자.. "아! 나구나.. 우리 아빠구나.."

내가 워킹푸어고, 우리 아빠가 워킹푸어였어요.

저축? 그게 무슨 말같지 않은 소리입니까. 하루 벌어 하루 살고, 한달 벌어 한달 살지요.

그렇다고 불행한건 아니지만, 돈이라는게 경제라는게 전부는 아니지만 그리 작은 영향도 아니니까요.

 

네이버에서 '양극화' 검색 결과.

둘 이상의 물체나 사람 또는 집단이 서로 상반되는 경향으로 분리되는 현상을 말한다. 사회행동주의와 지역사회조직(community organization)에서 이 용어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한 가지 문제나 정책을 놓고 양 진영으로 대립하여 조직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는 과정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양극화는 조직에 활력을 줄 수도 있다. 숙련된 사회사업가는 더욱 열띤 경쟁과 보다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파벌 간의 강력한 협력을 이루도록 하기 위해 파벌간의 차이를 지적하거나 강조할 수 있다. 또 각 경쟁 집단은 집단 내부의 협조와 충성을 더 잘 이루어낼 수 있어 집단의 목표를 달성하기에 더욱 유리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양극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노력과 매우 숙달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요즘 제가 계속 고민하고 있던 건요.

빈익빈 부익부! 이게 과연 해결되기는 할까? 내가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거였어요.

사회조직과 집단 자체도 양극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도 점점 심해지죠.

알바, 인턴, 계약직, 기간제 근로자.... 백수로 살기에는 돈이 필요하니 뭐라도 붙잡아야 하는 현실이지만

그렇게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기엔 또 무언가를 붙잡아야 할 듯 해요.

남미형 사회, 현재 우리나라도 그렇게 변화해가고 있다고 하네요.

부잣집들이 성벽처럼 둘러서 집을 이루고 있고, 그 밖에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대요.

뭐 먹을거라도 있을까 싶어 어슬렁댔다가는 목숨이 위험하죠.

 

2009년에는 대졸 신입사원들의 입금을 30%가량 하락시켰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움직임도,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2009년이면 제가 17살이었네요. 너무 어려서 몰랐다고 말하는게 과연 핑계거리라도 될까요?

지금 그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아니 일어나고 있다면!

저는 바로 움직이고 행동하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함께 일어설 동료들이 있을까요?

2009년, 왜 청년들은 스스로 투쟁하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투쟁이 정답인걸까요?

아니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꼭 싸워야해요?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아 물론 소수 있을 수도 있겠지요...)

대화와 소통, 그게 없다면 싸움이고 투쟁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소용없지 않나요?

대화와 소통, 본질적 물음, 노동 현장 실체 파악...

그 외에도 정말 많겠지만 제가 너무 미흡한 존재이다 보니...........ㅎㅎ;;;

 

사실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있을 수도 있구요.

알지만 함게 움직일, 같이 할 동료가 없는 경우도 있겠죠.

혹은, 아예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알고 있는 사람들이 움직여줘야 해요.

작은 움직임은 균열을 일으키게 될거고, 더 많은 움직임을 만들게 될 거예요.

연대! 연대라는게 참 어렵죠.

그런데 요즘같이 빠르고 정신 없는 세상에서는 '소규모 동시다발적' 연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88만원 세대라는 말로 우리 청년들을 얽매진 않아야해요.

88만원 세대라고 우리가 다 같은 88만원 세대도 아니고! 88을 계속 생각하다보면!

점점 진짜 그렇게 될지도 모르고.

그리고 어떻게 감히 어떤 한 세대를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서 말할 수 있겠어요?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너무 자극적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사회구조에 대한 의심, 멘토의 대처에 대한 의심과 비판, 언론에 대한 의심과 비판...

저도 낭만주의자라고 말해도 뭐할정도로 낭만적인 담론을 즐기는 사람이긴 합니다.

편지를 쓸때에도 감성에 젖어서 낭만적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고는 하죠.

그런데 우리..

그렇다고 현실을 피하진 말아요.

지친거 알고, 힘든것도 알고 있어요. 그대도 그렇고, 나도 그래요. 우리 다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가 손 잡고 움직이면 무언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변화를 일으키고 더 많은 움직임이 생길거예요.

물론, 쉽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우리 한번 해봐요. 무너져있지 말아요.

같이 공부하고, 배우고, 의심하고, 비판하고, 움직여요. 우리 말해요!

우리가 말하지 않아서, 우리를 '바보'로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잖아요.

'바보'라는 말이 좋은 말도 아니고, 나쁜 말도 아니지요.

이왕이면 우리는 '좋은 바보'가 되어봅시다.

 

저는 아직 모르는 것도 너무너무 많고 이성적이기보다는 많이 감성적이예요.

회피하기 선수고요, 지쳐서 찡찡대기 금메달 선수예요.

많은 가르침과 도움 기다릴게요.

그리고 이해와 배려심이 깊은 소중한 동료분들도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