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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한 사람들/유라줌마 바람났네

세월호 침몰에 대해

요즘 정말이지 하루하루가 가슴이 먹먹해지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감히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SNS와 카톡 등 온 세상이 노랗게 물들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사건의 개요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블로깅이라는 게 결국에는 자신의 마음을 글로 적어내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막 적어보렵니다. 4월 16일, 그 시작한 날부터 하루도 울지 않을 수 있었던 날이 없었기에...


세월호는 탑승 475명으로 밝혔습니다. 그 중,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길이었습니다.

제주도로 가던 그 발걸음들이 얼마나 가볍고 산뜻했을까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자꾸 울컥울컥해서 어찌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아픈 마음을 글로나마 풀어보고자 이렇게 블로깅을 합니다만,

혹여나 이 글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거나, 아프게 한다면 글을 내릴 것을 약속 드립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33243.html


대국민 호소 전문도 올라왔지요.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겁니다. 이 글을 보고 다시 한번 더 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장에 아이들을 구하려고 무슨 짓을 해도 모자랄 판에 이거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뭐도 안 되고, 뭐도 안 되고...

도대체 이 나라에서 되는 게 뭡니까? 아이들을, 사람들을 구하는 것 보다 중요하고 급한게 뭡니까?

생명을 구하는 것에 있어서 망설일 수 있는 게 있습니까?



여객선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 대국민 호소문 전문


일시: 2014년 4월 18일 / 장소: 진도 실내체육관 / 실종자 가족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들께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 합니다.

4월 16일 오전 9시께 사고가 나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뉴스를 통해 진행 상황을 지켜보다가

낮 12시쯤 모두 구조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을 보러 도착했지만 실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생존자 82명, 학생 74명, 교사 3명, 일반인 5명이 도착한 시각인 오후 5시 30분께

실내체육관 상황실에 와보니 책임을 지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주는 관계자가 아무도 없고 상황실도 꾸려지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현재 진행되는 상황인데 누구하나 책임지고 말하는 사람이 없고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 상황에서 아이들은 살려달라고 차가운 물속에서 소리치고 있었을 것이다.

학부모 대책위를 꾸려 오후 7시쯤 팽목항과 실내체육관 2곳으로 나누어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자 했는데

민간 잠수부를 동행해 자원을 요청했지만 배도 못 띄우게 하고 진입을 아예 막았다.

흥분한 저희들은 소동을 피우고 난리를 피워서 책임지는 사람을 보내달고 했는데 대답이 없었다. 

오후 10시 넘어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고 구조는 없었다.

계속된 요청에도 17일 오전 1시께 다시 한다고 전달받았지만 조류가 심하다, 생명이 위협받는다고 얼버무렸다.

군과 경찰은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다. 
학부모와 민간 잠수부는 오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7일 현장을 방문했는데 인원은 200명도 안 됐다.

헬기는 단 2대, 배는 군함 2척, 해양경비정 2척, 특수부대 보트 6대, 민간 구조대원 8명이 구조 작업 중이었다.

그러나 오전 9시 정부는 인원 555명, 헬기 121대, 배 69척으로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국민 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여론은 이후에 점점 언론을 믿지 않아 졌습니다. 언론보다는 SNS에 올라오는 정보들이 더 사실적이었고, 더 현실적이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이랬다가, 저랬다가, 손바닥 뒤집듯이 신중하지 못한 언론사의 대처 방법은 국민들을 더욱 열받게 했습니다.

이 사태에 가장 크게 잘못한 건 누구일까요? 선장? 아뇨, 그렇지만은 않을겁니다.

물론, 그는 탑승객들을 두고, 먼저 도피한 것에 대한 직업 정신에 대해서는 욕 먹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처음 SOS 했을 때의 해경의 대처, 정부의 대처, 그리고, 무엇보다, 이 나라가 이지경까지 만든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어른들 말만 믿으라며, 어른들 말만 들으라며,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며 얘기한 우리들.

가장 큰 악마는 바로 우리들이지 않을까요? 어떤 특정인이 될 수도 있고, 실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일 수도 있습니다.


비 영리단체 YMCA에서도 기도문이 올라왔습니다. 

 


글 한자 한자를 쓰는게 참 어려운데, 그렇다고 입 닫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감히 함부로 말을 꺼내는 것 조차 조심스러웠는데, 이 분노를 삼킬 수가 없었습니다.

뉴스를 보는 것도, 기사를 보는 것도,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모든게 어려웠습니다. 여전히, 모든게 어렵습니다. 

우리가, 우리 역사가 거리로 나갔던 우리 역사가, 똥으로 남지 않으려면.

이 가엾은 생명들의 죽음이, 이 사고가, 이 사건이, 헛되이 남지 않으려면.

우리는 조용히 입 닥치고 앉아있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요?

사실, 그렇다고 당장 뭘 해야 할지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뭐라도 해야하지 않겠나 싶은 겁니다. 다만, 움직여야 하지 않나 싶은 것 입니다.

다만, 잊지는 말아야지 싶은 겁니다. 다만, 멈추지는 말아야지 싶은 것입니다.


사진과 글 내용을 페이스북에서 퍼왔는데, 혹시 문제가 될 시에는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부산에 있는 카페 헤세이티는 입간판을 쓰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 곳에서 쓴 글입니다.

헤세이티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혹시 문제가 될 시에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글을 보고 제가 이어서 쓴 글입니다.


그래도 오너라, 그래도 돌아오거라.

이세계에 그래도 꽃을 필 수 있다는 것을,
구슬픈 노래라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터이니.
뜨거운 바람이 불어오려하고, 새들도 같이 울어대는,
눈물 만이, 끝없이 흐르는 눈물만이 남았단다.

이리 오너라, 아이들아.
미래를 꿈 꿀 수 있는 세상을,
아름다움의 끝이라도 붙잡을 수 있는 세계를,
지옥불에서라도 꿋꿋하게 일어나는
이 나라의 엄마 아빠의 품으로
언니 누나의 품으로 돌아오너라.

아직 그래도 꽃은 피울 수 있는 땅일 것이라는,
구슬픈 노래라도 부를 수 있는 곳일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말자구나.
이리 오너라.

이 세계를 지옥으로 느끼게 만들어서 미안하단다.
이제 더 이상 꽃이 없고, 노래가 없고,
바람이 멎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이 사라진 세상으로
이제 더이상은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란다.
진작에, 진즉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단다.
그래도 오너라, 돌아오거라.


궁금합니다. 이 나라는 앞으로 누구를 바라보며 미래를 꿈 꿔야 합니까?

청소년은, 아이들은, 젊은이들은! 이 나라의 미래이고! 희망이라면서!

우리는 이제 누굴 믿고 미래를 바라봐야 합니까?

미래를 지킬 사람들의 현재를 모두 잃었으면서! 미래를 향한 사람들의 신뢰를 저 바다속에 묻어 모두 져버렸으면서!

이제 도대체 하루하루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겁니까?

미래, 미래를 생각하라고 했으면서.. 현재도 지키지 못하고, 현재의 사람들을 위해 살지도 못하면서...

도대체 뭔 놈의 미래를 얘기할겁니까..?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트위터가 묻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그러게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해야 하나요?

나중에, 내 아이가 "엄마 세월호 사건이 뭐에요?" 라고 물어보면, 저는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요?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자녀들을 바다 속에 묻은, 마음 속에 묻은 전국민의 마음은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은 그들에게 우리는 "미안하다."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들이라면 "미안하면 다에요..?" 라고 되물을 겁니다.

우리는 정말이지 할 말이 없습니다. 도저히 말을 꺼낼 수가 없습니다.

그저 끝없는 눈물을 흘리며 안아주는 거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안아줄 수 조차 없습니다. 미안하다고 얘기할 수도 없고, 안아줄 수도 없습니다.

열흘이 되도록 실종자와 사망자 수 조차 어리버리 하게 굴 고 있는 이 정부에 대해 국민은 어떤 신뢰를 하면 좋을까요?

여러분, 이 마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