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나들이+바오밥나무 나들이

안녕하세요

저는 물개라고 합니다

원래는 집에 붙어있는게 주특기지만

밖에 나가서 싸돌아다니는 것을 즐기는 멸종위기동물이지요

오늘은 재판 방청을 위해 서초동에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갔습니다.

왜 재판방청을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그냥한번 보고싶어서 갔어요.

2,3호선 교대역 11번출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이렇게 뉴스에서만 보던 법원이 있죠

법원 가는길에 변호사 사무소랑 법무법인 사무소랑

전화로 경찰부르겠다며 소리치시는 분들이 좀 있더군요

민사재판 보다는 형사재판이 더 뭔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것 처럼

흥미진진 할 것 같아서 중앙지방법원 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서관 내부는 이렇습니다.

큰 병원 대기실과 은행을 섞어 놓은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있는데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아서 내부사진은 많이 찍지 못했어요

재판 방청 후기입니다

법원건물은 에너지 절약을 굉장히 잘 실천하고 있는듯 했습니다

냉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조금만 걸으니 땀이 줄줄 흐르더군요

일단 재판정 안은 촬영이 금지 돼있어서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 재판정 같이 생겼어요

크기가 좀 작을 뿐.

가정재판? 말고는 모든 재판은 공개되어 있어서

게시판에 시간표를 보고 그냥 재판정에 들어가서 방청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뭐가 뭔지 잘 몰라서 그냥 게시판 맨 앞에 붙어있는 종이를 보고

526호 재판정으로 들어가서 방청을 했지요.

재판정에 들어서니 투블럭컷을 한 검사가 앉아있고 

곧이어 판사님이 들어오셨어요.

TV에서 본대로 판사님이 들어오실때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주십시오' 하더라구요

판사님이 뭐라고 말을 하는데 목소리가 작으셔서 하나도 안들렸어요

재판을 시작하겠다는 말이었던것 같은데 재판정 옆 문이 열리더니 

경찰 세명과 죄수복을 입은 한명이 들어와 피고인 석에 앉았어요

그리곤 변호사와 검사와 판사가 뭐라뭐라 대화를 하는데

목소리가 작아서 안들리는 건지

제가 모르는 생소한 법률용어를 많이 사용해서인지

무슨말인지 하나도 못알아 들었어요

마이크는 장식인듯

한번의 재판이 꽤 길줄 알았는데 한 10분만에 끝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나오려는데 바로 다음 재판이 시작되었어요

총 네번의 재판이 있었는데 

모두 다 TV나 영화에서 보던 재판과는 많이 달랐어요

앉아있는 내내 뭔가 무거운 분위기에 압도되서

불편하면서도 묘한 느낌이었어요

변호사들 끼리의 치열한 공방도

억울함을 외치는 피고의 호소도 없었어요

피고는 모두 자기의 죄를 인정하고

변호사는 선처를 바라고

네건의 재판 모두 신속하고 조용히 끝나더라구요

재판을 방청하고나니 뭔가 찝찝한 느낌이 있었어요

얼마나 살기 힘들었으면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하고요

변호사가 피고의 선처를 위해 좀 극적이게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냥 저거 참 나쁜놈이다 라고는 할수없을 것 같은 수준이더라구요

민사재판도 한번 보고싶었는데 

동관에서 재판 일정을 찾아 헤매다가 포기하고는 교대역 근처에 있는 

바오밥나무 라는 커피집을 찾아갔어요.

교대역 1번출구에서 쭉 걸어나와 이 건물을 끼고 우회전 해서 조금만 걸어가면		바오밥나무가 있습니다

뭣도 모르는 초보 바리스타 이지만 케냐AA를 부탁했지요

무려7000원짜리!!

사장님이 직접 내려주시는 모습입니다

사진을 찍기전에 다 마셔버려서ㅋㅋ빈컵입니다

책에서 말하던 묵직함 바디감 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지요

거부감 없는 독특한 신맛에 뒤끝이 개운한 느낌이었어요

케냐를 다 마시고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재판방청한 일기도 쓰다가 

카푸치노도 한잔 부탁드렸지요

사장님도 정감가고 뭔가 아련한 분위기가 풍기는 카페였어요

옛날음악을 틀어놓으셔서 그런가

흠

첫글이라 무지 부담되네요

제 포스팅 주제는 원래 마실이었으나

블로그 이름으로 납치된 이후

저의 컨셉은 나들이 랍니다

소소한 집나간 이야기 계속해갈게요~

날이너무 더워서 어디안나가도 되는 형누나들이 부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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